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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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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길 어느날 문득 길을 가다 멈춰보니, 나의 길을 잃어버렸네. 처음 길을 떠날 때 분명 목적지가 있었는데... 여기까지 오며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보기도 하였고, 험한 길을 만나 몇일을 걸어도 앞으로 나가기 힘들 때도 있었다. 리가 아파 잠시 쉬기도 하였고,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기도 하였고, 앞서가는 사람들을 앞질러 가기 위해 뛰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의 목적지를 잃어버렸다. 이제 그 목적지를 언제 잃어버렸는지, 그 목적지가 어디인지, 지금 생각나는 목적지가 맞는지조차 기억이 안난다네. 이제 어디로 걸어가야 될까? 주위 사람들은 바쁜 걸음으로 제 갈길을 가는 듯한데, 나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 되는 것일까? 이미 내 짐은 걸어온 길만큼이나..
수필 - 피천득 수필(隨筆) - 피천득 - 수필은 청자(靑瓷) 연적(硯滴)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요, 청초(淸楚)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女人)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平坦)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페이버먼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에 있다. 수필은 청춘(靑春)의 글은 아니요, 서른 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情熱)이나 심오(深奧)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수필은 흥미를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散策)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