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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바우어와 팔머 대통령 [펌]

 [잭 바우어 ]

우리의 영웅 잭 바우어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끊임없이 움직인다.      
'대체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잭은 상황이 발생하는 즉시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끔 감정이 컨트롤되지 않아 당황할 때도 있지만 '잭 침착해! 생각해!'라고 스스로에게 외치며 다잡으며 다음 행동을 계획한다. 이건 가장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2. 자신만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
이건 어떻게 보면 오만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선을 수도없이 드나들면서 쌓은 경험, 그리고 자신의 손끝에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다는 스트레스가 그의 감각을 날카로운 칼로 다듬었고, 이 칼이 대부분의 위기를 베어버리자 잭 스스로도 내 칼이 가장 날카롭다고 믿게 되었을 것이다. 대개 잭은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려 한다. 그리고 대개 그것은 가장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 피터드러커의 말이 생각난다. '지식노동자의 수가 많아질 수록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져 정작 창조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 

     
3. '대의 희생'과 '소의 희생' 중 '소의 희생'을 선택할 줄 안다.
수백만의 사람과 한 명의 인질 중 수백만의 사람을 택할 줄 안다. 심지어 바이러스 살포를 막기 위해 용의자의 요구대로 자신의 상관을 죽이기도 한다. 동료가 인질로 잡혀 있을 때도 그녀의 안전보다는 용의자의 검거를 우선시한다. 자기만 믿고 있는 한 여인을 적들의 손에 넘겨주기도 한다. 단서를 넘겨받기 위해.

     
4. 필요한 방법이라면 가리지 않는다.
이런 성향은 특히 범인의 중요한 자백을 받아낼 때 나타난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폭탄의 위치를 함구하는 범인을 바우어는 이렇게 다스렸다. 그의 앞에 TV 하나를 놓았는데 화면에 나온 영상은 용의자의 가족들이 의자에 묶여 있는 모습이었다. 바우어의 대원들이 묶여있는 가족들 옆에서 총을 들고 서 있다. 바우어는 빨리 아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 가족들을 한 명씩 죽이겠다고 차분하게 협박한다. 용의자는 설마 정부요원이 그런 짓을 할까 반신반의하며 입을 열지 않는다. 바우어의 명령이 떨어지고 총성과 함께 그의 첫째 아들이 쓰러졌다. 잭이 두번째 아들을 쏘라고 지시하려는 찰라 범인은 모두 불게 된다. - 잭은 이 상황을 연출한 것이었고, 첫째 아들은 죽지 않았다. 범인이 진술한 후 잭은 그에게 사실을 말하고는, 곧 가족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해준다. 결국 범인 집단에게 저격당해 볼 수 없게 되긴 하지만..
범인의 가족을 인질로 삼은 경우가 또 있다. 범인은 미국 전역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동시 살포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제 시간에 위치를 말하지 않으면 수백만명의 인명피해가 날 상황이다. 그는 이미 바이러스 실린더 하나를 특정 지역에 살포해 수 천명의 사상자가 생겼고, 그곳은 봉쇄되어 있었다. 잭은 그의 딸을 '납치'해와서 그가 보는 앞에서 딸을 그 봉쇄 지역에 끌고 들어가게 한다. 봉쇄천막이 열리려는 순간 그가 위치를 말하기 시작한다. 설마 멀쩡한 사람을, 닿기만 하면 감염되어 몇시간 내에 죽게 되는 바이러스 속으로 들여보낼까 범인은 믿지 않았지만, 잭은 비장한 목소리로 '난 니가 말하지 않으면 정말로 니 딸을 바이러스 속에 쳐넣을 수 있어' 라고 믿게 만든다. 범인이 끝까지 함구하면 정말로 딸을 그 안에 집어넣을 생각이었을지,아니면 결국 그가 말하게 된다고 확신했을지, 아니면 그가 말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을 생각이었는지, 이 드라마가 1인칭이 아니라서 알 수 없다 .

     
5. 고문에 능하다. 심리학에 능하다고도 할 수 있다.
잭은 새로 사귄 애인의 전 남편을 고문하기도 한다. 사건과 관련된 가건물이 그 남자가 소유한 회사에 속해 있다는 단서를 바탕으로 그를 추궁하지만, 그는 그에 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 일부러 숨기는 것은 없는 듯 보였지만, 잭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조금 비 협조적으로 보였을 뿐이다. 잭은 그를 의자에 앉히고, 옷을 벗기고, 몸에 물을 묻힌 뒤, 스탠드의 전등에서 전선을 뽑아 두 가닥을 서로 치직치직 하면서 그에게 고문 전의 마지막 대답 기회를 준다. 그럼에도 대답을 안 하자, 전 부인이 보는 앞에서 고문을 시작한다. 결국 그는 '어떤 가능성'에 대해 얘기한다. 잭이 원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남편은 이것을 '감춰야 한다 '라는 생각은 없었지만 고문하기 전까지는 이것을 말해야 한다'는 생각 역시 하지 않았다. 고문은 피고문자의 기억력과 사고력을 순간적으로 급증시키고 자신이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하게 만든다. 사람은 잘 달래야지 어떻게 고문 같은 걸 해'라고 믿고 있던 나에게는 사상적 충격이었다.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대통령 파머] 

파머 역시 굉장히 괜찮은 인물로 나온다. 그에게서 배울 점을 정리해 봤다.

     
1. 자신을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파머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라고 믿는 흔치않는 사람이다. 대통령 선거 직전, 아들이 좋지 않은 사건에 연루되었고, 그것을 아내가 수년간 숨겨왔다는 사실을 알고서 그는 분개했다. 이를 전 국민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믿었고, 그렇게 했다. 대선 포기를 각오한 행동이었다. 
반면, 시즌2에서는 핵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국민이 몰라야 한다고 믿었고, 이를 위해 기자를 감금하기도 한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어떨 떈 또 숨기네?'  라고 좀 혼란스러웠었는데, 이렇게 정리하면 명쾌하다. 나 자신을 위해 진실을 숨기지 않는다'라는 것이 파머의 신념이다. 핵 폭발 직전에 그것이 알려져도 국민 대다수는 제시간에 피할 수 없으며 폭발도 일어나기 전에 공황과 폭동으로 나라가 엉망이 될 거라는 것을 알았고, 국민이 모른 채 움직이지 않는 것이 피해가 적을 거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국민을 우롱했다는 미래의 비난을 감수한 결단이었을 것이다.

     
2. 믿는 바를 행한다.
잭 바우어가 옳다는 것을 믿었고, 자신의 대통령 권한을 부통령에게 빼앗기면서까지 잭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시간을 벌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하는데 법과 정치가 방해가 되면, 편법이나 비밀작전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는 절차나 자신의 위신 보다는 최선의 결과를 중시할 줄 알았고, 융통성을 발휘했다. 

     
[인상적인 대사] 
"그들이 원래 나쁜 사람들이었는 줄 알아? 그들은 단 한 번 타협한것일 뿐이야."
나쁜 사람들에 대한 바우어의 관점이다. 중간나쁜사람, 아주나쁜사람,덜 나쁜사람, 착한사람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모두 아주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단 한번의 타협이 일어나면 그것은 두 번, 세번의 타협이 되고 더 큰 타협이 되며, 결국에는 '선'의 측면을 모두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우어는 소액의 비리를 저지른 그의 동료들을 체포한다. 이 일로 그는 다른 동료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켤코 후회하지 않음을 말하면서 했던 대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