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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s is .../여행일기

길을 떠나며...

오랫동안 되돌아 다시 이 길에 들어섰다.
학창시절 그 무언가를 갈망하며, 이것을 찾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며 방황했었다.
그 당시 다른 사람들은 진학과 학점, 취업, 영어를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을때 난 음양오행, 역학 등의 책을 펴고 머리 싸메고 있었다.
하지만 확실치 않은 신념은 점점 퇴색되어가서 주위에 색과 동화되어 갔고, 결국 학부때 못다한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게되었다. 그러면서 사랑을 하게 되었고, 이전의 모든 고민들보다 그 사람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어쩌면 그 고민과 방황을 다시 하기 싫어서 사랑이라는 안식처를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혼자가 되어 내 어린 날 기억들이 서서히 또렷해지고 내 육신을 다시 길을 떠나길 재촉한다.
어디로 가야할 지, 어떻게 시작해야 될 지, 앞으로 어떤 난관이 있을지 모르는 이 길을...
밖에는 한여름의 바람 한 점 없는 쨍쨍한 햇빛만 내리쬐고 있다. 먼지로 뒤덮힌 길을 가며, 언제 폭풍우가 퍼부을지, 가는 길에 사막이 있을지, 늪이 있을지, 오랫동안 굶주린 맹수가 어슬렁 거리는 산속이 있을지.... 앞으로 길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으리라.

내 육신과 생각은 근 10년동안 '사랑'이라는 울타리 안의 '성공'이라는 지붕아래 길들어져 발 한걸음 내딪을때마다 자석처럼 이전의 삶에 끌리듯 되돌아본다.

하지만, 내 의지랑 상관없이 어차피 태어난 인생. 남들처럼 살진 않으리라. 돈과 명예를 쫒고 자식에게 되물려주고 남들에게 우러러봄이 내 길은 아니니라.

언제 마칠 지 모르는 이길, 어떻게 끝날 지 모르는 이길,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이길...
힘들어서 잠시 그늘에 쉬더라도, 다시 되돌아 오질 않기를... 
외로워서 잠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지라도, 나의 길을 벗어나질 않기를...
남들보다 가진 게 적어서 잠시 그것을 부러워 하더라도, 그들을 따라 가질 않기를...
남들과 다른 삶이라 그들에게 무시당한다 하더라도, 자책하거나 후회하질 않기를...
누가 지름길을 가르쳐주어도 비록 힘들고 둘러가더라도, 정도를 걸어가기를...
길을 가며 어떠한 유혹이 오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기를...
길을 떠나며 다짐한다.

하지만 같이 갈 수 있는 동반자가 있었으면 좋겠구나. 나에게 그만한 행운이 따를까?
이제 만 34, 반정도 남은 삶... 그냥 보내지는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