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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클리닉] 6. 뭉치면 죽는다.

"뭉쳐야 산다"
한국사람들의 머리속에는 이 말이 알게 모르게 자리잡고 있다. 무슨 일을 하든 단결이나 단합이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주식투자에도 뭉쳐야 산다는 말이 통용될까?
최근 투자자들이 매매하는 행태에서 종목과 매매시점의 집중과 분산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주초 퇴근 직전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7월말 개원한 지 얼마안됐을 때 왔던 고객 김정숙씨(46.가정주부)였다. 김씨는 클리닉센터의 치료를 통해 고점매수전략을 배웠다. 어느정도 수익도 챙겼다.

그러나 최근 매매에서 지난 수개월 동안 벌었던 돈을 다 날리고 원금도 손해를 봤다며 하소연해왔다. 김씨가 처음 클리닉센터를 방문했을 때 투자금액은 약 5천만원이었다. 8월중순들어 몇몇 상승종목에 대한 추세매매로 돈이 적잖이 불어났다. 집을 옮기기 위해 비축해 두었던 1억3천만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전체자금이 어느새 3억원을 훨씬 넘어서 자신감이 충천해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대만사태 이후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보도와 함께 반도체 관련주가 대량거래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잘만하면 큰 돈을 벌어 좀더 좋은 집으로 옮길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정보"와 "예측"이 동시에 확신을 키워준 것이다.
김씨는 반도체 관련 한 두종목에 전재산을 털어넣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2억원이하로 낮아진 평가금액의 현실 앞에 절망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람의 매매패턴중 추세가 진행중인 종목에 대한 고점매수는 칭찬하고 싶다. 그러나 여타의 매매동기나 패턴은 나를 크게 실망시켰다. 가격이외의 어떤 변수도 의미를 갖지 말라는 당부를 저버린 것이다. 시장의 예측을 과신해 과감한 손절매가 뒤따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더욱 매도를 방해한 것은 한 두 종목에 대한 오버베팅이었다. 다름아닌 한탕선호증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왜 대다수 투자자는 한 두종목으로 승부를 내려하는 것일까?
이는 다른 여타 나쁜 투자습관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원본을 되 찾거나 큰 돈을 단시일에 벌겠다는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대개는 몇몇 종목으로 분산시켜 보다가도 보유한 특정주식이 여타주식보다 크게 앞서가면 그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후회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내 종목 집중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주가 방향의 양면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기대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큰 수익을 볼 수 있지만 오히려 하락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한다.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추세의 방향에 편승해 매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종목분산과 더불어 각각의 종목에 대한 매수와 매도에 있어 분할해 접근하는 것이 매매의 안정성을 높여주고 특히 목표손실을 정하고 행할 때 심리적 저항이 적어 원칙을 꾸준히 적용 가능토록 해준다. 서두에 다소 비약적인 비유를 했지만 뭉쳐있는 것보다 흩어져 있는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주식시장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 원장. 한경머니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