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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클리닉] 7. 시장 퇴출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있다.
급할 때 신경이 반응하는대로 행동했다가는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라 는 점을 경고한 말이다. 주식매매에 있어서도 이 속담은 그대로 적용된다. 대부분 투자가들은 조급함을 극복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자초한다.
용산구 후암동에 사는 김진영(37)씨는 일찍이 20대 중반에 증권투자를 시작했다. 수익이 신통치 않아 그만뒀다가 작년말 증시가 폭등하자 다시 손을 댔다. 큰 돈을 벌었다는 주위사람들에게 자극을 받아서다.
초기 자금은 3천5백만원. 적금해약한 돈 2천5백만원에 대출금 1천만원을 보탰다. 김씨는 평소 공격적인 성격의 소유자인데 주식매매에서도 이런 성향은 그대로 드러냈다. 자신의 원본보다 2.5배를 쏟아부을 수 있는 미수매매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3개월이 채 가기전에 원금의 50%를 날렸다. 김씨는 미수매매가 위험한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쉽사리 그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미수매매의 결점은 과도한 위험노출에 있다. 성공투자의 관건은 적절한 위험관리임을 생각할 때 김씨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다.
확률이 반반이고 이겼을 때 베팅금액의 두배를 주는 연속게임에서도 적정 투자비율은 원금의 25%다.
백배를 준다 해도 적정비율은 50%가 안된다. 하물며 이길 확률도 모호하고 몇배를 벌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주식투자에서 2백50%의 베팅이라니... 주식을 산다는 것은 투자이지 투기가 아니다. 주식투자 한번으로 인생을 바꿔 버리겠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미수매매의 보다 큰 문제는 결제 익일까지의 매도 강제성이다. 실제로 김씨는 지난 7월중순 3일만에 파는 바람에 주가가 배 이상 올라가는 추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또 미수계좌의 경우 대개 한두종목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분산투자라는 투자의 중요원칙을 또 한번 위반하게 된다.
추세가 생긴 종목에 분산투자해서 그 추세가 계속되는 종목은 장기보유하고 그렇지 않은 종목은 금방 손절매해 버림으로써 전체적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성공투자의 비결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미수나 신용매매가 무엇보다도 좋지 않은 점은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아무리 손해가 크다 해도 자금이 남아있으면 소생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만 깡통의 경우는 희망이라는 단어자체가 무색하기 때문이다. 과욕이 가져오는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처참하다. 최근들어 주가의 등락이 크게 교차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마음이 상대적으로 급해진 모습이다. 당 투자클리닉센터 내원객들의 한숨이 전보다 훨씬 깊어진 데서 느낄 수 있다.
이에 비례해서 급히 원금을 찾고자 고심하는 감정은 훨씬 앞서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해서 손해본 투자자의 사정을 살펴주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외부자금을 투입해 매매한다면 결국 주식매매에서의 종착역이 크게 앞당겨질 뿐이다. 아무리 급해도 주식시장에서 사라지는 극단적인 사태를 야기하지 않도록 항상 위험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한경머니 자문위원 현대증권투자클리닉센터원장 >